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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ry

세계의 고대지도 & 민족이름의 어원


1세기경 로마에서 제작 된 세계지도


1세기경 로마제국의 지리학자 폼포니우스 멜라(Pomponius Mela)가 저술한 지리서 《De Chrographia》에 등장하는 세계지도.

다만, 이 지도들은 원본은 아니고 후대에 재구성한 것들임. [출처: 개드립]






SERICA, SERES가 중국을 나타내며 비단이라는 그리스어Εως에서 온 것으로 "새벽, 동쪽"이라는 뜻이라고 함.

OCEANUS(오케아누스)가 오션의 어원으로 알고 있음. 즉, 대양이라는 뜻. 

EOUS는 동쪽 같으니 동쪽 대양인 듯. 중국의 동쪽은 대양으로 나가는 길이라

Taprobana - 스리랑카






대항해시대의 서막, 바스코 다 가마의 인도항해일지[개드립] -1편-

콜럼버스와 함께 대항해시대를 연 주역인 바스코 다 가마, 하지만 잘못된 계산으로 계획한 한 번의 터무니없는 항해가 행운을 불러온 콜롬버스와 달리 바스코 다 가마의 항해는 포르투갈의 국책사업으로 수 십년간 개척한 항로, 항해지식을 토대로 이루어졌다.


지구는 1만 2천년전 재앙을 겪었는가?

최근에 그린란드의 Hiawatha 빙하 밑에서 직경 약 31키로에 달하는 크레이터가  발견 되었다. 크레이터를 분석해보니 히로시마에 투하되었던 핵폭탄의 4700만배 위력에 달하는 에너지가 발생했다고 한다. 그리고 과학자들은 대략 1만2천년전에 충돌했다고 예상하고 있다. 이는 약 1만3천~1만 1천년전 사이의 기간에 북미의 대형 포유류가 갑자기 멸종한 시기와도 일치한다.








세계 여러 민족이나 국가 이름의 어원

[출처: 개드립]



1. 브리타니아 (Britannia)


영국이 차지하는 섬의 이름을 브리튼 섬이라고 하죠.

물론 브리타니아는 로만 브리튼을 기원으로 삼고 있기에 북부 스코틀랜드는 포함하지 않는 개념입니다.

현대에도 잉글랜드 지방 사람을 English 뿐만 아니라 British 라고 부르죠.

그럼 브리타니아, 브리튼이라는 이름은 어디서 유래했을까요? 


의외로 영국의 이미지와는 상반되는 기원입니다.

고대 그리스, 유럽 전역을 항해로 탐험했던 피테아스라는 인물이 지금이 영국 지방까지 와서 본 사람들이 몸에 그림을 그리고 있었기에, (켈트족 풍습) 그는 고대 그리스어로 Prettanikē (프레타니케) 즉 '몸에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이라는 이름을 붙입니다.


이 단어는 후에 브리튼, 브리타니아라는 단어로 잉글랜드 지방을 상징하게 됩니다.

이 몸에 그림을 그리는 켈트 풍습은 이후에도 스코틀랜드 지방에 오랫동안 살아남게 되는데, 이 때문에 픽트(Pict)족이는 이름도 생겼으며, 이 '그림을 그리다' 라는 단어는 지금의 영어 단어 Picture의 어원이기도 합니다.



2. 게르만, 그리고 도이치


독일민족과 그 주변 민족, 바이킹과 현대 영국인까지 (잉글랜드의 주류 민족은 서로마 붕괴 후 켈트에서 게르만계통의 앵글로색슨으로 교체되었습니다) 아우르는 중, 북부유럽의 주인 게르만족. 유럽 문명의 아버지이자 상징인 서로마 제국에 마지막 타격을 가한 것도 게르만족이었죠. 그렇다면 이 유명한 게르만이라는 이름은 어디서 나왔을가요?


게르만족은 스스로는 도이치 (도이칠란트의 어원) 라고 불렀습니다.

도이치라는 이름의 어원은 고대 게르만어 diutisc 에서 유래되었습니다. 뜻은, '사람', '단체'라는 뜻으로 사실상 '민족'이라는 단어로 봐도 무방합니다. 조금 허망하죠? 도이치 민족은 '민족 민족'라는 뜻이라니.


사실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숱하게 보는 예시입니다. 나일의 뜻은 '강'이고, 사하라의 뜻은 '사막'이죠.

게르만이라는 단어는 로마인들이 붙여준 단어입니다. 카이사르가 처음으로 Germanus 라고 도이치 민족을 지칭했습니다.

문제는 이 Germanus의 어원과 뜻이 불분명 하다는 것이죠. 아마 로마랑 가장 가까웠던 부족 이름 중 하나였지 않았을까 추측할 뿐입니다.

이렇게 끝내면 아쉬우니 독일을 일컫는 단어들을 보고 넘어가죠.


독일은 부르는 단어가 정말 많습니다.


1) 도이치 계열

독일어 자신과 (도이칠란트), 한중일 3국의 언어가 도이치를 음차해서 독일을 부릅니다.


2) 알레만 계열

게르만 민족 중 하나인 알레마니 족의 이름을 따온 이름들.

프랑스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즉 옛 로마제국 계통 언어들이 독일을 '알레마니아'로 부릅니다.

이탈리아는 특이하게 도이치 계열의 Diutisc 에서 따온 Tedesco 라는 단어로 독일을 부릅니다.

또한 터키도 독일을 알만야 라고 부릅니다.


3) 게르만 계열

카이사르가 도이치 민족을 게르만이라고 지칭했지만 웃기게도 로마와 거리감이 있는

영어와 러시아어가 게르만에서 차용된 단어로 독일을 부릅니다 (각각 저머니, 게르마니아)


4) 네몌트 계열

고대 슬라브어로 도이치 민족을 지칭하는 네몌트는 폴란드어(넴치) 를 포함한 슬라브 민족계통 국가들이 사용합니다.

체코, 슬로바키아, 세르비아, 슬로베니아 등등 (각각 네메츠코, 네메시야, 네메츠코, 네마츠카)

또한 슬라브족은 아니지만 헝가리어가 독일을 니메토르사그 라고 부릅니다.


추가정보 : '녜메트' 란 말의 슬라브어 해석을 따져보면 '모르는 말을 하는 사람들' 이란 뜻임. 그리고 러시아어에서 'Германия(게르마니아)' 라고 하면 국가로서의 독일을 이야기하는 거고 '독일인' 민족이나 '독일어' 를 뜻할 땐 다른 서슬라브어권 국가들과 똑같이 녜메트 어근 단어를 사용함. Немцы(독일인), немецкий язык(독일어) 등등


5) 작센 계열

핀란드어와 에스토니아어가 게르만 일파인 작센에서 따와 독일을 각각 삭사, 삭사마 라고 부릅니다.


6) 불명

라트비아가 바치야, 리투아니아가 보키에티야라고 독일을 부르는데 이 단어들의 기원은 불명입니다.

 


3. 핀란드


스웨덴 옆나라지만 핀란드는 기원이 다른 유럽국가들과는 다릅니다.

때문에 핀란드어도 유럽의 절대다수인 인도유럽어족이 아닌 핀-우랄어족 출신입니다.

때문에 유럽인들은 핀란드/핀족이라고 부르지만 핀란드인은 자신들을 '수오미'라고 칭하죠.

핀란드는 말 그대로 '핀족의 땅' (Fin + Land) 입니다.


그럼 '핀'은 무슨 뜻이냐? 고대 북게르만어로 'Fen'. 늪지대 혹은 늪 많은 땅을 가르키는 말입니다.

즉 핀족은 '늪지대 사람들' 이라는 뜻입니다.

이는 수오미의 뜻과도 상통하는데, 수오미의 뜻은 '호수', '호수 많은 땅' 을 의미합니다.

호수가 많으면 늪도 많이 생기니까요.


문장으로 보는 핀란드의 역사



4. 마오리


유럽에서 눈을 돌려 좀 먼 곳으로 이동합시다.

뉴질랜드 하면 생각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마오리족입니다.

호주와는 다르게 거센 저항과 권리를 위한 싸움으로 뉴질랜드의 당당한 일원으로 존중받고 있지요.

마오리의 뜻은 '보통 사람', '일반적인 존재'로 번역될 수 있습니다.


마오리족은 자신들이 특별한 신과는 다른 일반적인 존재로 생각했는데, '마오리'는 일종의 정체성이지, 이름은 아닙니다.

마오리족은 자신들을 '탕아타 훼누아' (Tangata whenua)라고 불렀는데, 이는 '땅의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조금 겸손한 네이밍이네요.

 


5. 야마토, 니폰, 재팬, 왜


일본인들이 오래 전부터 자신들을 태양의 근원이라는 의미에서 日本, 일본어 발음으로 니폰이라고 불렀다는 것은 유명한 사실입니다.

물론 일본이 중국/한국보다 상당히 초반 문명 발전이 느렸기에 이 국호는 8세기 경에 등장합니다.

이 이전 명칭인 '야마토'는 倭(왜) 를 '야마토'로 읽었던 것이 여러 변화를 거쳐 大和를 읽는 단어로 정착된 것입니다.


니폰은 그렇다 치고, 그럼 Japan, 재팬은 어디서 온 단어일까요? 의외로 중국어입니다. 아니, 현대 중국어의 日本 발음은 '르번' 이잖아요? 라고 묻겠지만, 중국어의 한자 발음은 역사를 거치며 매우 자주, 그리고 크게 바뀌어 왔습니다.


마르코 폴로가 중국에 여행 와서 일본에 대한 정보를 알아갈 때, 중국어의 日本 발음이 아마 '지판'에 가까웠지 않았나 추측됩니다.

그리고 서방의 모든 언어는 마르코 폴로가 가져온 이 단어 'Cipangu' (지팡구) 에서 따와 일본은 부릅니다.

현재 고대 중국어 발음을 가장 잘 간직하고 있다는 중국 민남어의 日本 발음이 '짓뿐' 입니다.

*(한국어의 한자 발음은 중세 중국어의 발음을 간직하고 있다고 합니다)  

 


6. 바이킹


바이킹의 화장

다시 유럽으로 돌아왔습니다.

중세 유럽 야만족의 상징, 바이킹의 어원은 무엇일까요?


고대 노르드어 'Vikingr': '뱃사람' 에서 따온 단어입니다. 해적민족이었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어원입니다. 이 노르드어 'Vikingr' 는 노르드어 분화 이전의 고대 게르만 단어 'vik': '항구' 에서 나왔다고 여겨지는데, 이 vik 이라는 단어 또한 원시 인도유럽어 Weik (v바이크): '부족'에서 나왔다고 여겨집니다.


나름 근본있는 단어입니다. 사실 유럽의 아주 많은 단어들이 원시 인도유럽어까지 올라갈 수 있긴 하지만요.


[북유럽 신화] 1. 발할라로 알아보는 바이킹들의 사후세계와 죽음에 대한 가치관

[북유럽 신화] 2. 룬으로 알아보는 고대 바이킹들의 언어와 룬의 상징성



7. 러시아


러시아는 '루스 족의 땅'이라는 뜻입니다. 그럼 '루스' 라는 단어는 어디서 나온 말일까요?


드넓은 유라시아 평원에 어울리지 않게 '노를 젓는 사람' 이라는 뜻의 고대 느르드어 roðr 에서 나왔습니다.

이 단어는 고대 게르만어로 노를 뜻하는 'ruthra'에서 나왔고 

이 단어 역시 원시 인도유럽어 '-ere': 노를 젓다 라는 단어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럼 '노 젓는 사람들의 땅'이 러시아라는 이야기인데,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요?

러시아는 해양민족이 아닌 내륙민족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진 것처럼 보이는데?

이는 루스인들의 기원 때문인데, 아주 분명하지는 않지만 학계의 정설은 루스의 기원을

'바이킹 노르드인' + '원주민 슬라브족'의 혼합으로 보고 있습니다.


아마 이 바이킹을 아버지로 두고 있다는 사실이 러시아에게 '노 젓는 사람' 이라는 정체성을 주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추가정보 : 러시아, 그리고 러시아라는 이름의 기원이 된 단어 '루스(혹은 루시)'의 유래는 물론 러시아의 기원 자체도 여전히 많은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1) '루스'라는 단어는 바이킹을 가리키던 핀란드어 '루오치(노를 젓는 사람)'에서 유래하였다는 설이 있습니다.

2) 반면 '루스'라는 단어는 붉다는 뜻의 라틴어 '루수스'에서 유래하였으며 이는 바이킹들의 붉은 수염을 가리킨다는 설이 있습니다.


루스라는 단어의 기원에 대한 학설은 어떠한 경우이든지 러시아인과 바이킹을 연관짓고 있는데, 이것은 바이킹(바랴그) 일파의 류리크가 9세기께 하자르족의 침입을 막아내고 슬라브족의 지배자로써의 입지를 공고히 함으로써 성립된 '키예프 루스' 국가체제가 러시아의 출발점이라는 견해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견해에 반하는 견해도 존재합니다. 이들은 '키예프 루스'를 세운 것은 바이킹이 아니라 동슬라브인이었다고 주장합니다. 동슬라브인의 한 일파인 폴라녜 족의 공후(크냐지)였던 키 형제들이 세운 도시가 바로 '키예프'였으며, 키예프를 중심으로 동슬라브인이 자체적으로 단결하여 하자르족과 싸우는 과정에서 스스로의 정체성이 생겨났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키예프 근방을 흐르던 큰 강인 '루시(혹은 로시)'에서 이름을 따와 자기들을 '키예프 루스'라고 부르게 된 것이며, 류리크를 비롯한 바이킹 일파는 이미 모든 것이 완성된 이후에 키예프 루스에 들어와 일시적으로 지배하였을 뿐이라고 합니다.



8. 헝가리? 마자르? 


프란츠 리스트, 폰 노이만, 팔 에르되시. 천재들의 나라 헝가리.

헝가리어 또한 핀란드어와 마찬가지로 인도유럽어족 일원이 아닌 핀-우랄어족 일원입니다.

따라서 헝가리인들은 자신들의 나라를 부르는 단어가 따로 있는데 '머저로로사그', 즉 '마자르인들의 땅'입니다.


그럼 헝가리 그리고 마자르는 어디서 온 단어일까요?

헝가리는 마자르족과 밀접하게 교류했던 튀르크계 민족 '오노구르' 에서 따온 것으로 보입니다.

마자르라는 단어는 헝가리인의 모태가 되는 핀-우랄 계열 일곱 부족 중 아르파드의 부족 '마자르' 부족의 이름에서 따왔습니다.

마자르의 뜻은 '말하는 사람' 입니다. mon(말하다) + er (사람) 에서 변화한 단어입니다.


주변 슬라브/게르만 족과 자신을 구별하기 위해 붙인 이름입니다.

재미있게도 슬라브어로 게르만족을 벙어리 (네메츠) 라고 불렀는데, 2번에서 보인 네에츠 계열 독일국호의 어원이며,

슬라브어 계통이 아닌 헝가리도 자신들이 '말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이 단어를 차용해 썼습니다.

 


9. 이란/아리아


이란은 강성 이슬람 국가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아리아족과 페르시아에 대한 대단한 자부심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만난 대학 친구들 중 이란인이 한 명 있는데, 이 친구는 언제나 자신을 페르시아인으로 소개합니다.

Where are you come form? 에 대한 답이 Iran 이 아니라 Persia 입니다. 언제나요.


아리아인의 땅, 이란. 그럼 아리아 라는 단어는 무슨 뜻일까요?

'고귀한', '훌륭한' 이라는 뜻입니다.


자신들의 고향에서 시작해 인도의 주류 민족이 되고, 이란에서는 페르시아를 세우고,

유럽에서는 헝가리, 핀란드, 바스크, 터키를 제외한 모든 유럽인과 백인의 조상이 되는 민족.

어찌 보면 아리아의 후손들의 화려한 역사가 (정작 분화된 민족들은 전혀 서로에 대한 동질감이 없지만) 백인우월주의의 씨앗이 된 것 아닐까요?

 


10. 카자크


러시아의 강한 용병들로 유명한 유목민족 카자크입니다.

참고로 카자크는 슬라브 계열, 발음이 비슷한 카자흐는 튀르크 계열이라 서로 다른 민족입니다.

카자흐스탄은 카자흐 사람들의 땅이지, 카자크 사람들의 땅이 아닙니다.


카자크의 어원은 낭만적인데, '얽매이지 않은 사람들' 이라는 뜻으로, 유목민족의 정체성에서 기원합니다.

'방랑하다'가 기원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유목민이 뿌리라는 점은 변치 않습니다.


(우크라이나 자포로제 일대에 존재했던 유랑민족, 정확히는 유목민족화한 슬라브인들을 지칭하는 '코사크, 카자크' 와 

현 중앙아시아 일대에 거주하는 '카자흐' 민족 둘 다 똑같은 '자유민, 방랑자' 란 단어에서 옴.)




11. 잉카


잉카 황제의 미이라

우리에게 익숙한 스페인 도래 이전의 남미 문명 잉카.

하지만 잉카인들은 자신들의 국가를 잉카라고 부르지 않았습니다.

정식 명칭은 '타완틴수유'로 이는 '4방위 (동서남북)의 땅' 라는 뜻입니다. 잉카는 쿤티수유, 친차수유, 안티수유, 코야수유 네 개의 '수유', 네 개의 땅으로 이루어진 국가였습니다.


그리고 잉카, 즉 타완틴수유인을 일컫는 명칭은 그들의 왕 '사파 잉카'에서 따왔습니다.

사파 잉카라는 단어는 그들의 언어인 케추아어로 유일한 잉카라는 뜻이며, 잉카는 '귀족', 태양신 인티의 자손을 뜻하는 단어였습니다. 그러니까 사파 잉카는 잉카 중 대빵! 이런 의미였겠죠? 따라서 잉카는 잉카의 노예/평민을 배제하는 조금 계급차별적인 명칭인 것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디즈니 영화 <쿠스코?쿠스코!>같은 잉카를 신비로운 태양의 문명으로 묘사하는 미디어를 매우 불편해 합니다. 물론 동심은 지켜져야 하겠지만, 잉카는 아즈텍 못지않게 매우 잔인한 문명이었으며, 구대륙의 동시대 문명들은 커녕, 이전 시대 문명들과 비교해도 궤를 달리 할 정도로 잔인함이 도가 지나쳤던 문명이었습니다.


⊙ 피의 제국 잉카의 잔인한 학살과 악습들 <1 인간 공예품>  <2 대학살>  <3 인신공양>

⊙ 피에 굶주린 마야인들의 잔혹한 제사들 <1>  <2 심장적출>  <3 아기학살>

⊙ 공포의 제국 아즈텍의 기괴한 풍습과 유적들 <1> <2> <3 식> <4 아동학살> <5 공주> <6 케찰코아틀과 코르테스> <7 엘도라도의 정복자> <8 희생의 달력>


많은 사람들이 미디어로 인해 생긴 고정관념 때문에 제대로 된 역사해석에 어려움을 겪는 걸 보면, 역사를 모티브로 하는 창작물을 만들 때, 제작자들이 더 깊고 신중하게 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2. 프랑스 


프랑스의 역사는 다른 서로마 후계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역사가 로마 이전 - 로마 - 로마 이후로 나뉩니다.

프랑스는 로마 이전에는 '골'족, 로마 시기에는 '갈리아' 속주, 로마 이후에는 '골 + 프랑크'의 프랑크 왕국으로 역사를 써내려 갑니다.


아쉽게도 '골'의 뜻이나 어원은 불명입니다. 프랑스인들이 이 골족에 은근한 자부심이 있다는 걸 생각하면 아쉬운 부분입니다.


그럼 프랑크는 어떨까요?

로마 이후 서유럽을 상징하는 프랑크 왕국은 게르만 일파인 프랑크족의 이름에서 따왔습니다.

프랑크의 이름 또한 확실하지는 않으나, 프랑크족이 쓰던 창 이름에서 따오지 않았냐는 것이 정설입니다.


김 새는 이름이죠? 참고로 프랑스 = 프랑크는 아닙니다. 프랑스 = 골 + 로마 + 프랑크라고 보는 것이 더 낫습니다.

이 프랑크라는 단어는 '자유롭다' 라는 뜻도 얻게 되어서 영어의 frankly, 자유롭다 라는 형용사로 이어져 내려옵니다.

 


13. 몽골


중세 인류사에 거대한 파괴와 살육을 남긴 잔인한 유목민족, 몽골.

몽골은 민족명 몽골이 그대로 국가의 이름이 된 케이스입니다.

몽골은 몽골어로 '용감한' 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별다른 재미있는 이야기는 없군요.

 


14. 체코


체코인들은 민족의 개념이 없을 시절, 그리고 지금의 체코가 보헤미아라고 불리던 시절에도

자신들을 체호베, 보헤미아를 체히라고 불렀습니다.


그럼 이 '체ㅎ-' 발음은 어디서 온 것일까요?

이는 기독교 이전 체코인들의 신화 속 지도자 '체흐'의 이름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이 체흐라는 인물은 체코인들의 조상을 보헤미아, 지금의 체코로 인도해 정착하고 나라를 세웠다고 신화는 기록합니다.


조금 의외일 수 있겠지만, 현재는 강성 가톨릭 문화권임에도 옛날 동유럽에 기독교는 상당히 느리게 도착하고, 또 느리게 전파되었습니다.

물론 기독교 세계관이 워낙 탄탄하여 토속 종교들을 모두 밀어내고 역사의 승자로 남지만요.


참고로 이 체흐는 폴란드 신화의 인물 '레흐'와 형제입니다. 

이 흔적은 헝가리어에 남아있는데, 헝가리어로 폴란드는 '레흐에로사그', '레흐의 땅'입니다.



15. 네덜란드와 홀란드


네덜란드의 어원은 상당히 잘 알려져 있죠.

네덜(낮은) + 란드(땅). 즉 낮은 땅입니다. 네덜란드 왕국 성립 이전에도 유럽인들이 보기에

현재의 벨기에/네덜란드 지방은 고도가 매우 낮게 보이는 땅이었고, 이 특징이 그대로 국가의 이름이 되었죠.


네덜란드의 별칭이 또 있는데, 홀란드입니다. 이는 네덜란드 역사에서 언제나 네덜란드의 중심 역할을 했던 지방, 홀란드에서 따왔는데,

홀란드의 의미는 '나무가 많은 땅' 입니다. 다만 당연하게도 다른 지방의 네덜란드인들은 홀란드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번외로, 네덜란드에서도 쓰지 않고, 영어권에서만 쓰이는 형용사 Dutch 가 있지요.

그 유명한 더치 페이의 어원입니다. (참고로 이건 콩글리쉬로, Let's go Dutch 라고 말해야 더치페이하자 라고 알아듣습니다)


과거 고대 독일어로 '널리 쓰이는'을 의미하는 Theudisk 라는 단어에서, 중세 네덜란드어 단어 Duutsc가 파생되었는데,

Theudisk는 게르만계 민족들의 언어, Duutsc는 과거 네덜란드인들이 자신들을 일컫는 단어였습니다.


눈치 빠른 분들은 알아챘겠지만 '도이치'와 '더치'는 어원이 같습니다!

근대에 들어와 황금기의 네덜란드 vs 부상하는 잉글랜드가 제해권을 노리고 다툴 때까지 네덜란드인들은 자신들을 Duutsc 라고 칭했는데, 웃기게도 이 이후 영국에서는 '아 쟤네들 Dutch 구나' 라고 받아들였지만, 네덜란드에서는 Duutsc 표현이 없어지고 'Neterlander' (네덜란더)라는 표현으로 대체되어 버립니다.


영국이 Dutch 단어를 받아들였을 때 영국과 네덜란드의 사이가 매우 좋지 않았기 때문에 현대 영어에도 Dutch 는 부정적 형용사로 남아있습니다.

 


16. 루마니아


아주 쉽죠? 로마인들의 땅 루마니아입니다.


굳이 이걸 꺼내든 이유는 루마니아의 독특성 때문인데요,

루마니아는 로마의 최전성기 시절 로마 군단이 다뉴브 강을 건너 북진해 얻은 다키아 속주가 역사의 기원입니다.


로마의 다키아 원정은 로마가 힘이 넘치던 1세기에 행해졌는데 이 원정은 로마에게 상당한 고행이었습니다.

다키아는 신생 야만부족임에도 (로마 입장에서) 불구하고 게르만족조차 무장 하나 제대로 못하던 1세기 시절이 이미 갑옷과 방패, 낫 모양 철칼 팔크스, 세련된 정규군 제도, 진형과 군사조직 확립까지 이룩한 놀라운 부족이었습니다.


로마도 이에 당황했고, 이 야만 다키아 광전사들은 로마를 맞닥뜨리자마자 순식간에 초기 로마군 수준까지 폭풍 레벨업하여 로마를 개고생시킵니다. 특히 팔크스의 위력은 대단해서 로마군의 상징 중 하나인 방패 스쿠툼과 로마 병사들의 팔다리를 동시에 자를 정도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키아족이 남하해 발칸반도를 위협할가 두려워 했던 로마는 제국을 덩치를 이용해 총력적을 펼칩니다.


당시 로마 황제 트라야누스는 로마 병사에 각 속주들의 병사까지 합해 20만 대병력을 다키아에 밀어넣었고, 요새를 하나하나 박으며 진군하는 돈지랄을 보여주며 결국 다키아를 복속시킵니다. 그런데 우습게도 초강대국 로마를 야만인 레벨로 5년이나 고생시킨 다키아는 후에 충실하게 로마를 받아들여 완벽하게 로마화(化) 됩니다.


이후 발칸 반도 국가들이 모두 슬라브화 되어 주변 언어와 민족들이 모두 슬라브어/슬라브 민족으로 바뀜에도 루마니아는 자신들의 로마 정체성과 라틴어를 간직했고 다키아 지방 라틴어는 현재의 루마니아어로 이어집니다. 때문에 루마니아어는 포르투갈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와 함께 라틴어의 직계 자손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탈리아가 로마의 맏아들, 스페인/포르투갈이 둘째 아들, 프랑스가 첫째 딸이라면 루마니아는 잊혀진 자식이겠군요.


이 이질적임은 루마니아에 또 하나의 이름을 붙여주게 됩니다.

많은 유럽 민족들은 루마니아를 블라흐(Vlach) 라고 불렀는데 이는 고대 게르만어 발하즈(Walhaz)에서 유래한 단어입니다.

이는 '이민족', '이방인'을 뜻해 원래 게르만계 앵글로색슨에게 밀려난 켈트족을 지칭하는 단어였습니다.


루마니아는 발칸반도/남동유럽에서 유일하게 라틴계통 언어 (로망스어)를 썼기 때문에 이방인스럽다고 하여 블라흐라고 불리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방금 발하즈가 켈트족을 말한다고 했죠. 웨일스, 콘월, 왈롱(벨기에) 도 이 Walhaz 에서 나온 이름입니다. W발음이 독일어->영어를 거치며 'ㅇ' 발음이 되었으니까요.

 


17. 여진족


한민족의 영원한 주적이었던 여진족. 조선 중기까지 한민족에게 말 그대로 심심하면 얻어터지다가, 임진왜란으로 인해 명나라/조선이 함께 정신을 못 차리는 틈을 타 여진의 후예 만주족이 청나라를 건국하고 두 번의 호란으로 한민족을 사실상 복속시켜 버린 민족입니다. 하지만 급격히 한족에 동화해 문화, 언어, 정체성을 모두 일어버렸죠. 지금 여진족은 흔적조차 거의 남아있지 않습니다. 결국 어엿한 독립국가의 주류민족으로 살아남은 한민족이 마지막 승리자이려나요.


'여진'말고도 이 민족의 이름을 음차한 한자어는 매우 다양한데, 모두 '쥬션' 혹은 '줄친'의 발음을 표기해보려 생긴 단어들로 여겨집니다.

그렇다면 쥬션이라는 단어는 어디서 왔을까요? 이웃 오르촌족의 이름 '오르촌'과 '쥬션' 이 동계어라고 여겨지는데 오르촌의 뜻이 만주어로 '산에 사는 사람들' 혹은 '순록을 가진 사람들' 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여진족은 산악인, 혹은 순록 목축인이라 불렸을 거라고 추측하는 것이지요.


혹 쥬션과 조선의 발음이 비슷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겠지만 조선 초기 한국어로 朝鮮은 '됴션' 이라고 불렀기에 아무 연관이 없습니다.



18. 바스크인


위의 여진족이 산악인이라고 불렸듯이, 유럽에도 산악인의 정체성이 이름이 된 케이스가 있습니다.

바로 유럽의 미스터리, 바스크인들입니다.


바스크인들은 대서양을 접하는 스페인-프랑스 경계지역에 사는 소수민족으로, 여기까지 보면 별다를 것 없어 보이지만, 그들의 언어, 바스크어는 언어학의 최고 미스터리 중 하나입니다. 바스크어는 주변의 스페인어, 프랑스어와도 연관이 전혀 없고 범위를 넓혀 인도유럽어족 계통 언어를 다 뒤져도 바스크어와 전혀 연관성이 없습니다.


아마 피레네 산맥에서 살던 민족이 자신들의 언어를 인도유럽어족의 민족들이 유럽 대륙을 꽉꽉 채우고 나서도 지켰던 것 같은데, 도구에 관련된 단어들이 모두 '돌'과 관련이 있으니 바스크인과 그들의 언어는 적어도 석기시대부터 존재해왔던 것입니다.


바스크라는 이름의 기원은 라틴어까지 올라갑니다. 유럽인들은 라틴어 barscunes, 즉 '산(山) 사람들' 이라는 단어를 차용해 이들을 일컫었습니다. Barscunes 에는 '키 큰 사람' 혹은 '자존심 센 사람' 이라는 뜻도 있다고 하네요.


피레네 산맥에서 내려온 사람들이니 산에 사는 사람들이라는 말도 일리가 있고,

그 오랜 기간동안 유럽의 최고(最古) 원주민으로서 자신들의 언어를 끝까지 지켰으니, 자존심 센 사람도 일리가 있네요.


'바스크'는 라틴어니까 그럼 바스크인들은 자신들을 어떻게 부를까요?

바스크어는 Euskara, 바스크인은 Euskaldunak라고 부릅니다.

Euskaldunak 은 Euskara를 말하는 사람이라는 뜻이고, Euskara는 직역하면 '말하는 방법' 이라는 뜻입니다.

즉, 바스크인들은 자신들을 '말할 줄 아는 자들' 로 지칭한 셈입니다.

석기시대 인간들 입장에서 말을 하는 동물은 자신들밖에 없으니 이런 네이밍을 한 것 같네요.

 


19. 우크라이나


세계의 곡창, 유럽에서 가장 비옥한 농토를 자랑했던 우크라이나.

그런 농토를 가지고 있음에도 인류 최악의 대기근인 우크라이나 대기근을 겪고,

체르노빌 참사로 인해 벨라루스와 함께 많은 땅을 눈 앞에서 일어버린 비극적인 땅입니다.


몽골 이전에는 러시아의 중심지였던 우크라이나, 그런 우크라이나의 어원은 무엇일까요?

우크라이나인들에게 꽤나 모욕적인 뜻인데, '변방 땅' 이라는 뜻입니다.


우크라이나 라는 이름에서 '크라이나'는 러시아어  край (크라이) 와 같은 단어에서 나왔으며 , 크라이는 변방이라는 뜻입니다.

실제로 러시아 역사에서 몽골의 침략 이후 루스의 중심지가 키예프에서 모스크바로 옮겨가면서 우크라이나는 변방으로 전락했고, 우크라이나 동부가 오랫동안 러시아의 지배/영향권 아래에 있었다는 것이 이런 이름을 만들어내었습니다.


폴란드어로도 우크라이나는 '주변 땅' 이라는 뜻입니다. 이는 우크라이나 서부 지방 역사 대부분이 폴란드 지배 하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여러모로 안타깝네요.

 


20. 셈


아프리카아시아어족의 하위어파 '셈'어파 언어를 쓰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민족적으로도 상당히 가깝기에 하나의 민족은 아니지만 자주 사용되는 분류법입니다.


현대 중동의 정세를 생각하면 정말 아이러니하지만, 유대인의 히브리어, 아랍인의 아랍어가 이 계통 언어이며 서로 닮은 점이 많습니다.

또한 이디오피아의 암하라어도 셈어파 계열 언어입니다.


히브리인과 아랍인 (물론 아랍인은 아랍어 사용자의 총칭이므로 민족보다 언어공동체가 더 어울리는 단어입니다) 들은 둘 다 성경/코란의 인물들 중 아담부터 아브라함까지 공통된 조상으로 모십니다.


셈 또한 이들의 공통 조상인데 관련된 일화는 이렇습니다.

아담과 하와의 셋째 아들 셋 (장남 가인이 둘째 아벨을 죽이고 떠났으므로 사실상 호적 파인 셈) 의 8대손인 노아가 방주를 만들어 자신과 아내, 세 아들 (함, 셈, 야벳) 과 각 아들들의 며느리 총 8명을 대홍수에서 살린 후 한 사건이 일어납니다.


노아가 어느 날 포도주를 마시고 만취해 발가벗고 추태를 부린 뒤 잠이 들자, 셈과 야벳은 모른 척하고 아버지 노아를 옷으로 덮어주었습니다. 그리고 노아가 술에서 깨자 셈에게 고마움을 느껴 셈을 축복햇고, 셈이 적통의 계보를 이어나가게 됩니다. 성경/쿠란을 따르면 사실상 셈이 홍수 이후 인류의 첫 조상으로 여겨지기에 히브리인과 아랍인들은 셈을 자신들의 조상으로 여겼고 이들의 언어, 히브리어와 아랍어가 속한 어파는 셈어파라고 불리게 되었습니다.


서론이 길어졌는데, 그렇다면 셈의 뜻은 무엇일까요? 바로 '명성, 풍요' 입니다.

히브리인 (훗날 유대인과 사마리아인으로 분리) 과 아랍인의 계보는 아브라함까지 같고 그 이후로 갈라집니다.


히브리인은 아브라함과 그의 아내 사라가 늦게 본 아들 이삭을 정통으로 생각하고 자신들을 이삭의 후예라고 생각하며, 아랍인은 아브라함과 이집트인 여종 하갈 사이에서 낳은 아들 이스마엘을 정통으로 생각하고 자신들을 이스마엘의 후예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도 싸우는 거 보면 형제끼리 참 잘하는 짓이네요.


하나 더, 노아의 세 아들 함 셈 야벳 중 셈과 야벳은 축복을 받았고 함은 아버지를 놀리다가 저주를 받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문제는 성경을 악질적으로 해석하는 사람들이 축복받은 셈과 야벳은 백인과 황인, 함은 흑인의 조상이고, 특히 셈은 백인의 조상이라고 주장합니다. 이 해석은 흑인노예를 정당화 하는데 쓰인 헛소리인데, 문제는 한국 기독교인들 중에도 이를 믿는 사람이 많고, 더 나아가 한민족이 동쪽으로 건너온 야벳의 후손이고 한민족은 히브리인 계통이라는 이상한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어차피 헛소리이니 그냥 무시하기 바랍니다. 왜 한국 기독교는 유대인과 이스라엘에 죽고 못사는지 모르겠습니다.



21. 거란족


지난번의 여진족에 이어 이번에는 거란족입니다.

한민족의 중기 역사에 있어 주적으로 활동한 또 하나의 유목민족입니다.

역사에 이름을 남긴 유목민족답게 그래도 거대한 국가는 한 번 건설했고, 우리는 그 나라를 '요'나라 로 기억합니다.

그렇다면 거란, 오랑캐의 대명사로 익숙한 이 이름은 어디서 왔을까요?


'여진' 이 그들의 발음 쥬신의 음차이듯, '거란' 역시 그들의 발음 키탄의 음차입니다.

키탄은 뜻은, 칼날, 즉 거란족은 '칼날의 민족' 이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게임에 나올법한 이름 같네요.


동북아시아 대륙은 현재 한민족, 몽골, 한족 이 세 민족 이외의 모든 민족이 소멸했고 거란족도 예외는 아닙니다.

다만 거란족은 그래도 이름을 남겼는데, '키탄'이라는 단어는 유럽/근동/중앙아시아 문명들에게 중국의 대명사가 되었습니다.

따라서 중국과 가까운 러시아 (키타이), 위구르어 (크타이), 몽골 (햐다드) 에 키탄의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물론 유럽은 진나라 (진시황제의 그 진나라) 때의 Qin 이 서양으로 흘러가 Qin-a를 거쳐 만들어진 China 를 대부분이 쓰고 있었지만 예외적으로 포르투갈어에서 중국을 '카타이'로 부릅니다.



22. 에베레스트의 원래 이름


히말라야 산맥의 우두머리, 지구에서 가장 높은 산, 모든 대륙 봉우리의 모체. 에베레스트.

아마 우리 모두 어렸을 때 한 번 쯤 부모님께 여쭤봤을 겁니다. '세상에서 가장 높은 산은 뭐야?'

그럼 부모님은 매우 쉽게 대답해 주셨죠. 에베레스트 산이라고.

높이 8850m의 위압적인 높이, 게다가 지각활동으로 아직도 높아지고 있는 산. 에베레스트의 이름은 사실 한 사람의 이름을 따왔습니다.


1852년, 영국은 에베레스트의 높이를 측량해 에베레스트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임을 증명해냅니다.

이를 해낸 기관은 그 유명한 동인도회사로, 측량한 직원은 벵골 출신 라다나트 시크다르라고 합니다.


이 당시 동인도회사의 측량국장 (그 나라 등골 빼먹으려면 지형지물 잘 알아야죠)은 앤드루 워 경이었습니다.

당시 영국은 그래도 마지막 양심은 있었는지 토착 지명은 최대한 존중해 주는 편이었는데, 앤드루 워 경은 이를 무시하고 전임 측량국장 조지 에베레스트 경의 성을 따와 이 산을 에베레스트 산이라고 이름 붙이기로 합니다. 아마 세상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는 타이틀에는 반드시 영국스런 이름이 붙여져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나 봅니다.


이 산의 실제 이름은 (즉 토착 이름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히말라야의 기대어 살아가는 네팔인과 티베트인의 언어에서 나왔는데요,

네팔어로는 사가르마타(सगरमाथा: 하늘의 이마)

티베트어로는 초모랑마(ཇོ་མོ་གླང་མ: 세상의 어머니) 입니다.


이 멋진 이름을 빼앗긴 네팔인들과 티베트인들에게 조금 위로를 주자면, 1953년 영국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대관식 (6월 2일) 에 맞춰 이 산을 등정하려고 했습니다. 이 어마어마한 상징성을 위해 대관식 전에 반드시 등정을 성공시키려 했죠. 하지만 모두가 실패하고 영국의 식민지 뉴질랜드 출신의 에드먼드 힐러리와, 네팔 출신 셰르파 텐징 노르가이가 동시에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르고 생환하여 영국이 원하던 영광을 빛 바래게 했습니다. 힐러리의 증언에 따르면 발을 정상에 동시에 놓았고 사실 텐징이 배려하지 않았다면 훨씬 빠르게 등정했을 것이라고 텐징과 셰르파, 나아가 네팔인들의 자부심을 띄워주었습니다.

 


23. 라틴


좁게는 로마 제국의 언어 (라틴어)에서 더 넓히면 로마 제국의 직계 후손 언어, 로망스어를 쓰는 민족들의 총칭 (라틴인)

더욱 넓히면 중남미 대륙의 스페인/포르투갈 문화권을 모두 아우르는 개념의 단어: 라틴.


위대한 로마의 또다른 이름으로 취급 받는 라틴은 어디서 왔을까요?

익숙한 곳에서 그 어원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탈리아 축구 리그 세리에 A를 보는 사람이라는 SS 라치오 라는 팀을 아실 겁니다.

라치오는 로마-이탈리아의 수도 로마를 포함하고 있는 행정구역의 이름인데, 고대 로마 시절에는 이 곳을 라티움 (Latium) 으로 불렀습니다. 이 라티움의 형용사 형이 바로 라틴입니다. 즉 '라티움의~' 이 정도의 개념이겠네요.


그리고 라티움은 넓은 평원 지대인데, 이 평원에 라틴어로 Latus, 넓다라는 이름이 붙여지게 됩니다.

즉, 라티움은 '넓은 땅', 라틴은 '넓은 땅의~' 가 되는 것입니다.


로마 제국의 위엄을 생각하면, 정말 어울리는 어원입니다.

*(로마사 극초기 라틴 부족들의 왕 라티누스의 이름을 따왔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만, 넓다가 더 신빙성 있네요)

 


24. 슬라브


사실 우리가 생각하는 슬라브는 러시아에 한정되어 있고 슬라브의 범위는 라틴만큼이나 큽니다.

그리스, 루마니아, 알바니아를 제외한 발칸 전역, 폴란드와 체코/슬로바키아, 벨라루스와 우크라이나를 포함합니다.

사실상 유럽을 양분하고 동쪽을 가져가는 거대한 민족 개념이죠. 옛 유럽 주류는 라틴, 현 유럽 주류는 게르만이지만....


자 그렇다면 슬라브의 어원은 어떻게 될까요?

고대 슬라브어 (slovo)에서 나왔는데, 영광이라는 뜻을 가지므로 슬라브족은 '영광스런 민족'이 됩니다.

러시아 연방 찬가에서도 '슬라브샤~', 영광 있으라! 라는 단어가 등장하지요.


안타깝게도 10세기 무렵 서유럽 정복자들이 슬라브인들을 납치해와 노예로 부려먹은 역사 때문에 Slave의 어원이 되어버렸고, 현대문명의 공용어가 영어인 탓에 우리 모두는 슬라브에서 노예를 연상하게 되버렸네요.

 


25. 조지아? 그루지야?


미국의 주 조지아주 말고, 러시아와 터키 사이, 캅카스 지방의 국가 조지아입니다.

그루지야 아닌가? 할 수도 있는데, 여기에는 조금 긴 사연이 있습니다.


조지아인들은 자신의 나라를 '사카르트벨로' ( საქართველო ) 라고 부릅니다.

사 + 카르트벨ㄹ + 오. 접두사/접미사가 카르트벨이라는 단어에 붙은 형태인데, '카르트벨리인들이 사는 땅' 이라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이 카르트벨은 어디서 온 단어일까요? 


그들이 출현한 '고향지방' 카르틀리' 지명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는데, 이 카르틀리는 '목장', '울타리 쳐진 땅' 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에서 나온 것으로 추측됩니다. 유목민족으로 시작했으니 이상할 것 없네요. 주의할 점은, 조지아어는 인도유럽어족 소속이 아니라 독자전인 카르트벨리어족 소속입니다. 


그렇다면 조지아라는 국명은? 남쪽 페르시아인들은 조지아 지방과 사람들을 뜻하는 단어에 gurğ (گرج) 어근을 집어넣었습니다. '늑대'라는 뜻으로, '늑대들의 땅' 이라고 조지아를 부른 셈이죠. 


그런데 십자군 전쟁 당시 조지아 지방 근처에 온 유럽 십자군이 페르시아인들의 '조지아'와 비슷한 발음, 그리고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독실한 기독교 신앙을 보고 그만 착각을 한 것입니다. '여기는 성 조지가 세운 나라인가보다!' 


성 조지 (George) 혹은 성 게오르기우스. 사악한 드래곤을 물리치는 성인으로 중세 유럽과 러시아에서 인기가 높았던 인물입니다. 십자군은 그곳에 '조지아'라는 이름을 붙였고 기독교인들이었던 카르트벨인들은 이 '조지아'라는 이름을 대외용 명칭으로 받아버린 것입니다.


그럼 그루지야는?

그루지야는 조지아의 러시아식 발음입니다. 성 게오르기우스의 땅 그루지야라고 조지아를 부른 것이죠.

그러나 러시아에 심한 악감정이 있는 조지아는 여러 나라에 정식 국가 명칭을 그루지야가 아니라 조지아로 바꿔달라고 요청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정부도 이를 받아들여 최근 그루지야를 공식적으로 조지아로 호칭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혹여나 조지아인을 만날 기회가 있다면, 유식함도 뽐낼 겸 사카르트벨로/카르트벨인으로 그들을 불러주세요.

 


26. 알프스


일반인들에게는 절경과 스위스, 역사덕후들에게는 한니발을 떠올리게 하는 유럽의 중심 산맥, 알프스.

알프스의 어원은 알프스의 모습과 참 어울리는 곳에서 나왔습니다.


바로 '하얀색'을 뜻하는 라틴어 Alpes (더 거슬러 올라가 Albus) 에서 나왔습니다.

그러니까 알프스는 '하얀 산맥'이라는 의미입니다.


아마 좋은 날씨의 대명사 지중해 기후에서 살아가던 고대 라틴인들에게 언제나 빙하로 뒤덮여있는 알프스의 흰 모습은 참 신비로웠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험준하고 높은 알프스를 한니발이 대군을 이끌고 넘어와 로마로 진격할 때의 모습은 참 공포스러웠을 것입니다.



27. 이디오피아


이디오피아 (에티오피아 발음은 잘못되었다고 에티오피아인들이 싫어하더군요) 는 아프리카 중부에 위치하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의 편견과는 다르게 기타 아프리카 국가들과 다른 점이 상당히 많습니다.


우선 이디오피아의 중심 민족 역할을 한 암하라인들은 흑백혼혈에 가까운 민족들입니다.

그리고 역사도 매우 길어 인류 최초로 수수를 재배하고 고대 이집트인들의 기록에도 남아있을 정도입니다.

성경에도 이디오피아 출신 사람들이 간간히 등장합니다. (구약의 솔로몬을 찾아온 여왕 / 신약의 사도 빌립에게 세례받은 환관)


역사가 긴 만큼 현재의 이디오피아 땅을 지배한 국가도 많은데, 최초의 기록된 국가는 '다뭇'입니다.

D'mt 으로 기록되는데 (셈어파는 모음을 표기하지 않습니다) 이 뜻은 아마 '기둥으로 받쳐진' 이라는 뜻이 아닐까 추측됩니다.

조금 더 의역해보자면 '건물들' 즉 '도시'를 뜻한다고도 볼 수 있겠네요.


이후 친숙한 '이디오피아'라는 이름은 그리스어에서 나왔습니다. '탄 얼굴'. 조금 인종차별적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이디오피아 (사실상 암하라인) 사람들은 자신들을 백인과 흑인 사이의 완벽하고 멋진 혼혈로 보았고 실제로 몇몇 이디오피아인들은 피부색을 제외하면 백인처럼 보이기도 하고, 백인들 부럽지 않은 문명도 고대에는 가져봤음으로 나름 어울린다고 할 수 있습니다.


추가로, 바로 윗 친척민족 아랍인들은 이디오피아를 '아바시니아'라고 불렀는데 이것도 '혼혈들의 나라' 라는 뜻입니다.

이디오피아/소말리아의 역사는 배워두면 고대 ~ 중세 아프리카와 주변 역사에 대한 신선하고 재미있는 지식들을 얻을 수 있습니다. 추천합니다.

 


28. 가나


우리에게는 초콜릿 브랜드 이름으로 친숙한 곳, 가나입니다.

많은 사람들의 인식과는 다르게, 아프리카 대륙에서도 상당한 수준의 문명국가들과 제국이 나타났었습니다.

문제는 쓸만한 가축과 인구부양력 좋은 작물이 적었고, 하필 사하라 사막도 너무 넓어지는 바람에 모두 소멸해 버렸습니다.

이 부분은 책 '총, 균, 쇠'를 읽어보면 잘 이해가 될 겁니다.


서아프리카 국가들은 대부분 가나 제국을 역사의 시초로 삼습니다. 

이 이름을 현재의 가나 공화국이 물려받지만, 사실 가나 제국의 강역과 현대 가난 공화국의 영토는 살짝 위치의 차이가 있습니다.

어쨋건, 니제르 강의 축복으로 한 때 서아프리카의 대국이 되었던 가나의 어원은 '전사의 왕' 입니다.


와칸다 생각나네요.

 


29. 에스키모? 이누이트?


어렸을 때 한국에 돌았던 이야기가 있습니다.

에스키모는 '날고기를 먹는 사람들' 이라는 뜻의 인종차별적인 단어고, '진짜 사람들' 이라는 이누이트로 불러줘야 한다고.

저도 한동안 이렇게 알고 있었지만, 실제는 반만 맞습니다.


에스키모는 아메리카 대륙 북극 문화권 민족들을 가르키는 총칭이며 이들은 크게 이누이트, 유픽, 알류트 분파로 나뉘게 됩니다.

*(북극 문화권의 최남단인 아이누는 더 공부해서 다음에 설명하겠습니다)

따라서 에스키모 = 이누이트도 아니며 이는 유픽/알류트 들에게 인종차별이 되어버립니다.


이누이트는 알려진 대로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유픽(Yupik)은 사람이라는 뜻이며 -pik 접미사가 '진실된'을 나타냅니다. 아마 여기서 이누이트 = 진짜 사람들이라는 루머가 퍼졌을 듯 합니다. 알류트인들은 알류트어로 그들을 '우난간' (혹은 우난가스) (Унаӈан)라고 부르며 이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나 정작 이들의 총칭 '에스키모'의 어원이 불명입니다.

알곤킨어족의 '날고기를 먹는 사람들'에서 온 멸칭으로 알려져 있지만 확실하지 않고 이누이트의 적대 부족이었던 크리족의 언어로 '눈 신발을 신는 사람'이라는 뜻의 단어인 '아야쉬키메우(ayas̆kimew) 가 어원이라는 말도 있지만, 이 역시 확실하지 않아 '에스키모'의 어원은 불명으로 남아있습니다.


복잡해졌는데, 정리하자면 에스키모는 이누이트/유픽/알류트의 총칭이며 그들은 모두 자신들을 '사람'으로 일컫었습니다.

그러나 에스키모의 어원은 불명이며 멸칭으로 여겨졌지만 실제로는 딱히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30. 히브리, 이스라엘, 유대, 사마리아


지난번 '셈족'에 대하여 설명했는데, 이번에는 셈족의 양대 산맥중 하나인 유대인에 대해서 말할까 합니다.

이 세 이름들 (히브리, 유대, 사마리아) 에 대해 잘 알려면 이 민족의 역사를 조금 알아야 합니다.

성경을 레퍼런스로 쓰기에는 제가 신앙이 없어 세속적인 역사학의 시점으로 보고 설명하겠습니다.


팔레스타인 지방은 역사가 너무 길어 '고대'라는 단어에도 확실한 구분이 필요합니다.

기원전 13세기 즈음, 정체불명의 바다민족 (유럽의 온 바다를 들쑤시며 청동기 문명을 끝장내고 사라져버린 의문의 민족연합체) 이 도래하여 이집트를 빈사상태로 만들어 버립니다. 바다민족은 이집트와 아시리아 빼고 당시 존재하던 모든 문명과 도시 국가를 부숴버리는데, 팔레스타인 북쪽의 히타이트가 망하고, 남쪽의 이집트도 쪼그라들어 영향력을 상실하자 이집트를 약탈하던 '하비루' (혹은 '이비루') 족이 아예 이 지방에 눌러앉아 버리는데 이들이 바로 히브리인들의 고대 조상으로 여겨집니다.


이 하비루-이비루의 이름은 '에베르'에서 온 것으로 추정되는데 바로 아브라함의 6대조 조상입니다.

성경에서는 야훼가 에베르에게 팔레스타인으로 이주하라고 명령하고 언어학에서는 에베르-하피루-이피루의 뜻이 '이방인', '강 건너에서 온', '나그네' 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해석합니다. 즉 팔레스타인의 '굴러온 돌' 민족이었던 것이지요.


이는 이상한 일은 아닌 것이, 당시 고대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이집트 동북부 (수에즈/시나이 반도 부근) 은 기근이나 재난이 닥쳤을 때 피신할 좋은 안식처같은 개념이었다고 합니다. 이 '하비루'들에게도 말이죠. 하지만 하비루는 당연히 이집트의 하층민일 수밖에 없었고 이후 핍박이 있자 이집트에서 나와 팔레스타인 남부의 민족들과 결합한 후, 야훼 신앙을 선택해 '히브리인'이 된 것이라는 것이 유력한 가설입니다.


성경에서는 이를 '출애굽기'로 표현합니다. 모세가 노예신분으로 고통받던 히브리인들을 이끌고 이집트를 10가지 재앙으로 조진 후 홍해 가르고 팔레스타인 지방으로 도망쳐 나와 히브리인들의 조국을 세웁다는 것이 출애굽기의 줄거리입니다. 


물론 성경을 곧이 곧대로 믿을 수는 없지만, 이집트의 하류층 이방인이 이집트에서 벗어나와 팔레스타인으로 이주한 고고학적 흔적은 실재하고, 이 당시 히브리인들의 이름이나 단어에서 이집트의 흔적이 보인다는 것을 볼 때, 출애굽기를 완전한 신화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아마 10가지 재앙은 나일강의 가뭄과 그로 인한 후속 재해, 그리고 마지막 재앙인 장자의 죽음은 분쟁으로 인한 전사자, 모세는 이 때 '하비루'를 이끈 지도자 혹은 지도층이 훗날 각색된 것이 아닐까 추측됩니다. 이 복잡하고 머리아픈 부분에 대해서 더 깊게 설명할 기회가 있기를 바랍니다.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은 여기서 더 거슬라 올라가야 합니다.

모세 이전, 그리고 고대 히브리인 조상 민족의 팔레스타인 이주 이전의 인물 아브라함까지요. 여기는 정말로 신화에 가깝습니다.

아브라함은 지금까지도 유대인들에게 믿음의 조상으로 여겨집니다. 아브라함이 야훼에게 선택을 받고 유대인의 조상으로 임명되었다고 믿거든요. 


그리고 아브라함은 아들 이삭을 낳고 이삭을 아들 에서와 야곱 형제를 낳았습니다. 

그런데 이삭이 늙어 죽음을 앞두고 있던 때,  에서보다 야곱을 더 아끼던 아내 리브가가,

이삭이 죽기 전 에서에게 베풀 축복을 야곱이 가로챌 수 있도록 작전을 짭니다.


이삭이 늙어 눈이 안 보이는 것을 이용해 야곱이 에서 흉내를 내어 이삭의 축복을 훔치는 데에 성공했고 에서는 야곱을 죽이려 합니다. 야곱이 도망을 치던 어느 날, 야곱은 들판에서 노숙을 하던 와중에 갑자기 어떤 큰 남자가 야곱에게 달려들었고 둘은 씨름을 벌입니다. 


둘의 씨름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해가 떠오르자 남자는 야곱에게 그만 하자고 하지만 야곱은 남자를 붙들고 축복을 내게 내리기 전에는 못 간다! 하면서 놓아주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남자는 야곱의 다리를 걷어차고는 '네가 이겼다! 너는 하나님과도, 사람과도 싸워 이겼으니, 이제 너의 이름은 이스라엘이다!' 하며 떠납니다.


야곱의 뜻은 '발목은 잡는 사람', '훼방꾼' 이었으나 (에서의 발목을 잡고 태어났기 때문)

이스라엘의 뜻은 '야훼/신의 전사'니까 훨씬 멋진 이름을 받은 셈이 되죠. 즉, 이스라엘인은 '신의 전사들'이라는 뜻이 됩니다. 


이스라엘에 대한 성경 외의 첫 기록은, 기원전 13세기 끝무렵 이집트의 석판에서 '내가 이스라엘을 다 쳐부숴놨다. 이제 이스라엘은 흔적도 없어!' 라는 승전보입니다.


야곱 즉 이스라엘은 후에 여러 아내로부터 12명의 아들을 낳는데 이 아들들이 이후 히브리인들을 나누는 12지파의 조상이 됩니다.

장남 르우벤의 후손들은 르우벤 지파 이런 식으로요. 연방제를 생각하면 편할 것입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이름은 유다의 후손 유다 지파와 에브라임의 후손 에브라임 지파입니다.



다시 시계를 앞으로 돌립시다.

이번에는 출애굽 이후 오랜 기간이 지난 역사시대로 돌입합니다.


팔레스타인에 정착한 이후 부족국가처럼 지내던 히브리인/이스라엘인들은 왕을 세우고 좀 근사한 왕정국가를 원했습니다.

역사에서도 성경에서도 과정은 다르지만 '사울' 이라는 사람이 이들의 초대 왕이 되죠.

2대 왕은 다윗 (David) 3대 왕은 그 유명한 솔로몬 (Solomon) 이지만 우리가 신경쓸 사람은 솔로몬이 아닙니다.


솔로몬의 아들 르호보암과 그의 부하 여로보암이 중요 인물입니다.

솔로몬이 말년에 삼국지의 손권마냥 국정을 완전히 그르치고 아들 르호보암이 즉위하자 히브리 백성들은 그에게 달려가 

'전왕 솔로몬은 가혹했는데 좀 부드럽게 정치해 주세요' 라며 호소합니다.


그런데 르호보암은 '난 내 아버지보다 훨씬 혹독하게, 아버지가 너흴 가죽 채찍으로 때렸다면 난 전갈 채찍으로!' 라며 폭정을 선언합니다.

이 미친 선언에 많은 히브리 백성들은 이집트에서 귀국한 솔로몬의 옛 부하 여로보암에게 붙어버립니다.


히브리인들의 국가는 둘로 쪼개집니다

적통 르호보암 쪽은: 유다 지파와 베냐민 지파 두 지파로 이루어진 남 유다 왕국. 유다의 이름을 붙입니다.

다른 여러보암 쪽은: 에브라임 지파를 필두로 한 나머지 열 지파로 이루어진 북 이스라엘 왕국이 됩니다.


북 이스라엘 왕국의 중심지는 바로 '사마리아' 지방이 되는데, 이 때문에 북 이스라엘 왕국을 사마리아 왕국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여기서 히브리인도 남쪽의 '유대인' 북쪽의 '사마리아인'으로 나뉩니다.


여기서 각 이름의 어원을 알아보죠.

유대인의 '유다'는 야곱의 아들 유다에서 따왔고 '하나님을 찬양하다' 입니다. 즉 유대인은 '하나님을 찬양하는 사람들' 입니다.

사마리아는 고대 히브리어, '사머'까지 길게 올라가는데 '지키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북 이스라엘 왕국, 즉 사마리아 왕국은 자신을 지키지 못하고 아시리아에게 먼저 멸망합니다.

이후 남 유다 왕국은 살아남고, 조금 더 있다가 바빌로니아 왕국에게 멸망당하게 됩니다.


이후 유다 왕국 사람들은 바빌로니아 땅의 주인이 페르시아로 바뀐 후 키루스 대제의 자비로 자신들의 땅에 귀환하고 정통성을 회복하나,

북 이스라엘 왕국, 즉 사마리아 사람들을 몹시 경멸, 멸시하고 반목하게 됩니다. 이 감정은 신약 시대, 즉 예수의 활동시기까지 강하게 이어지는데, 예수는 사마리아 사람들에게 각별한 애정을 보인 혁명적인 유대인이었습니다.



31. 발칸


유럽의 화약고 발칸 반도입니다. 아드리아해, 지중해, 흑해에 둘러싸인 사다리꼴 반도입니다.

지금이야 유럽에서 상대적으로 가난한 국가들이 모인 지역이지만, 사실 오랫동안 강대국들의 치열한 전장이었던 중요한 요충지입니다.

서로마, 동로마, 그리스, 오스만, 불가리아 등등, 이곳을 지배했던 국가들은 모두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크게 남겼습니다.


안타깝게도 발칸의 민족은 서로가 서로에게 입에 담지 못할 범죄를 저질러 아픈 상처만이 남게 된 곳입니다.

발칸 반도는 불가리아,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북마케도니아 (예전의 마케도니아) 그리고 그리스를 포함하는 개념의 지명입니다. 조금 넓게 보자면 루마니아와 터키도 이해관계가 얽혀 있으며 (터키는 굉장히 크게) 조금 더 시야를 넓히면 이탈리아 반도도 로마 제국 시절부터 중세~근대 전기 무렵까지 발칸 반도와 많은 접점이 있습니다.


발칸이라는 이름은 의외로 터키에서 유래가 된 단어입니다.

발칸은 터키어로 '거친 산악 숲 지대'를 뜻합니다. 실제로 비옥한 아나톨리아 반도를 중심으로 한 터키인들이 보기에, 발칸 반도는 험준하고 산과 숲이 많은 거친 지형의 땅이었고, 이 이름이 그대로 정착되었습니다. 터키와 역사적 앙숙인 그리스 입장에서는 조금 불쾌한 이름이겠네요.

 


32. 아나톨리아


바로 위에서 발칸 반도를 얘기했으니, 이번엔 중세 이후 터키의 본진이 된 아나톨리아 반도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아나톨리아 반도는 쉽게 말해 현 터키의 영토와 거의 일치하는 반도 지역입니다. 워낙 비옥하고 기후가 좋아 (지진이 잦지만) 끝내주는 농업생산량으로 터키의 1차산업 근간이 되어주고 터키가 지역강국이 되는 밑받침이 되어주는 땅입니다. 동로마 제국도 아나톨리아의 비옥함으로 천년을 버터내었고 오스만도 아나톨리아를 본진으로 유럽의 왕자 노릇을 오랫동안 했죠. 부.럽.다!


아나톨리아 반도의 현 주인은 터키인이지만 터키인의 뿌리가 저 멀리 아시아의 돌궐 (튀르크) 인지라 터키인들은 역사를 배울 때, '땅의 역사' (아나톨리아를 무대로 삼은 모든 민족/국가의 역사) 와 '사람의 역사' (튀르크인들의 역사)를 분리해서 생각하고 공부한다고 합니다.


아나톨리아의 이름은 아이러니하게도 터키인의 앙숙 그리스인의 언어에서 왔습니다.

그리스어로 '동쪽' 을 뜻하는 Ανατολή (아나톨리) 에서 유래된 지명입니다.

원수지간인데 서로가 서로의 지명 이름을 붙여주다니, 이런 아이러니가 있을까요?

 


33. 아시아


발칸과 아나톨리아를 설명했으니 그냥 시리즈로 아시아까지 설명하겠습니다.

들어가기 전에, 고대 유럽인들의 세계관을 잠깐 들여다 봅시다.


고대 유럽인들의 입장에서 문명은 곧 로마를 뜻하는 것이고, 로마가 곧 세계였습니다.

그러니 유럽인들이 보기에, 유럽의 변방과 세계의 끝은 곧 이러했습니다.


서쪽: 영국/스페인 서쪽으로 무한히 펼쳐진 대서양

북쪽: 하드리아누스 성벽/라인강/다뉴브강 북쪽은 야만인(게르만족)의 땅, 그 건너는 알고 싶지도 않음

남쪽: 이집트와 옛 카르타고 땅 (북아프리카 해안가 지역, 현 서사하라/알제리/튀니지/리비아) 와 그 밑은 끝없는 미지의 땅.

이러한 상황에서 동쪽 또한 아예 오지는 아니지만 정보가 거의 없는 상황이었고, 그래봐야 페르시아와 알렉산더가 땅 끝이라고 여겼던 인도 서쪽 (인더스강), 그리고 어렴풋이 알고있는 중국 (한나라) 가 지식의 전부였습니다.


따라서 팔레스타인/아나톨리아의 동쪽은 규모도 모르고 상세한 정보는 더더욱 모르는 상황이었죠.

때문에 인도,와중국 모두 '아나톨리아 혹은 에게 해 동쪽의 무언가' 로 퉁쳐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따라서 아시아는 현 터키의 서쪽만을 가르키는 말이었다가, '아시아의 동쪽 무언가들' 도 서서히 포합시켜 나가기 시작했고,

이 범위 확장이 멈추지 않고 이어져 현재는 아예 유라시아 대륙에서 유럽을 뺀 나머지를 가르키는 말로 변했습니다.

그래서 아시아라는 말 자체가 조금은 유럽중심주의, 백인중심주의 세계관을 투영하는 말입니다.


그럼 아시아의 어원 자체는 무엇일까요?

현재 가장 지지받는 학설은 가장 오래된 문명 중 하나인 아카드 사람들의 언어, 아카드어의 Asu 에서 아시아가 유래되었다는 것입니다.

Asu는 아카드어로 '해가 뜬다', '동쪽' 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괜찮은 뜻이지만, 가장 큰 규모의 지역과 45억 이상의 수많은 민족들을 아시아 한 단어로 퉁쳐버리는 건 그리 유쾌하지 않군요.



34. 인도 / 바라트


11억 인구의 대국, 인도의 이름은 사실 페르시아어/그리스어에 어원을 두고 있습니다.

인도와 아예 접점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외래어에 가깝습니다.


인도의 어원은 인더스 강에서 나왔습니다. 그럼 인더스 강은 어떨까요. 인더스 강을 고대 인도인들은 '신두'라고 불렀습니다.

'신두'( सिन्धु )는 산스크리트어로 '강'을 뜻합니다. 신두라는 단어가 페르시아어 건너가면서 ㅅ->ㅎ 발음 변화가 일어나 힌두가 되고,

힌두라는 이름을 페르시아를 정복한 알렉산더의 병사들이 배우고 돌아갔는데, 그리스어의 ㅎ 발음이 점차 약해지면서

힌두가 인두가 되어버리고, 땅에 으레 붙이는 여성화 접미사 -ia 가 붙으면서 Ἰνδία (인디아) 가 된 것입니다.

인더스 강 주변의 이름이 확장되어 인도 반도 전체를 아우르는 말이 된 것이죠. 


따라서 인도는 '강가' 라는 이름이 되는 것입니다. 

인도 자체가 뿌리는 인더스 강이지만 페르시아와 그리스를 거쳐 돌아온 단어이기에, 인도인들은 자신들의 국가를 인도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대신 인도 전설 속의 황제 '바라타' ( bhā́rata ) 에서 따온 '바라트'라고 부르죠. 바라타 또한 산스크리트어 이름인데, '귀중한 자' 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35. 아메리카


(유럽인들 입장에서) 신대륙은 콜롬버스의 무식함으로 인해 초기에는 아시아로 착각되었습니다.

콜롬버스는 대서양을 쭉 항해하다보면 바로 일본, 중국 그리고 인도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니까 그의 머릿속 지구에는 태평양과 대서양을 가르는 대륙같은 건 존재하지 않고 지구가 훨씬 작다고 생각한 것이죠.


사실 이 때문에 콜롬버스는 지원을 상당 기간 받지 못했습니다. 그가 시대를 앞서나가고 당시 유럽인들과 군주들이 멍청해서가 아니라, 그의 지구 크기 계산과 지리 개념이 너무 황당하고, 더욱이 새로운 땅을 발견하거나 새로운 항로를 개척했을 때 받을 인센티브를 날강두 수준으로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실력도 인성도 논란이 많았던 그는, 엄청난 운빨 하나로 역사에 이름을 남겼고, 그 운좋은 항해 이후로 한 번도 제대로 된 성과를 낸 적이 없는 탐험가였습니다. 현 초강대국이 아메리카 대륙 위에 지어진 미국이기에 콜롬버스가 필요 이상으로 띄워진 것 뿐이지요.


이미 당시 사람들은 지구가 구형이라는 것과 그 지름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는데, 

(에라토스테네스가 이미 지구 둘레가 4만 8천 킬로미터라고 고대 그리스 시절부터 추측해 냈습니다)

콜롬버스는 너무 짧은 항해로 땅에 상륙했고, 때문에 사람들은 두 파로 나뉘어져 있었습니다.


i)  아시아가 생각보다 훨씬 큰 거 아니냐?

ii) 이거 신대륙인 듯


이런 상황에서 탐험으로 두 번째 의견, 콜롬버스가 상륙한 땅은 신대륙이다! 를 발견한 사람이 바로 아메리고 베스푸치 입니다.

그는 여러번의 탐험으로 이 땅이 신대륙이며 아시아가 아니라는 것을 유럽인들에게 알렸고, 때문에 이 대륙은 (원주민들은 모두 생까고)

그의 이름을 기려 '아메리카'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원주민들은 이후.... 끔찍한 역사를 마주해야 했습니다.

 


36. 아이누


북극 문화권의 최남단 민족, 아이누입니다.

아이누는 현 일본 열도의 북부 지방인 홋카이도에 주로 거주했고 지금도 그 지방에 남아있지만, 절대 일본인의 분파가 아니며,

북극 문화권의 일족으로서 일본인 (야마토 민족) 과 전혀 다른 기원과 모습을 지니고 있는 (혹은 있었던) 민족입니다.


쿠릴 열도, 사할린, 홋카이도 (옛날에는 도호쿠 북부) 에 거주했던 아이누족은 아이누어를 사용하며,

동아시아 민족과 판이한 풍습과 생활양식을 가지고 있는 민족입니다.


아이누 민족은 지금의 일본 주류 민족인 야마토인들이 홋카이도에 상륙하기 이전부터 살고 있었다고 추정되며,

그들의 언어 아이누어는 기타 북극 문화권 언어와 연관되어 있을 법 하지만 그렇지 않은 '고립어' 입니다.


하지만 아이누의 뜻은 기타 북극 문화권의 민족 이름과 비슷합니다.

지난 글에 이누이트, 유픽, 알류트 세 민족의 뜻이 모두 '사람'이라고 했듯이, 아이누 또한 '사람', '인간' 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아이누는 일본인들에게 밀려난 후 오랫동안 차별과 탄압을 받아왔습니다.

부분적인 권리 인정과 선주민 인식도 1997년에 와서야 이루어졌고, 2008년까지는 아예 '민족'도 아니었습니다.

현재 아이누어도 비주류 언어가 되어 아이누인들도 일본어와 러시아어를 주로 쓰며, 아직도 권리 신장에 대해 갈 길이 멉니다.


조사하면서 느낀 것인데, 많은 민족 이름의 어원이 '인간'과 '말'에 연관되어 있습니다.

아마 인간으로서 자신과 다른 존재들을 구분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나는 사람이다', '나는 말을 한다'를 자각하는 것 때문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37. 폴란드인


역사, 사회, 시사를 좋아하는 사람이면 한 번쯤 봤을, 혹은 즐겁게 챙겨보고 있을 만화 폴란드볼의 주인공 폴란드.

이름에서 바로 알 수 있듯이 폴란드는 폴란드인의 나라(란드) 입니다.


분명 근대까지는 리투아니아와 함께 중부유럽의 강자로 군림하며 영광스런 나날을 보냈는데,

언제부터인가 일들이 꼬이더니 나라가 두번이나 지도에서 증발하고 사랑하는 수도는 잿더미만 남은 주차장 되어버렸다 겨우 복구하고....

지금은 옆동네 웬수 독일이 유럽수장으로 군림하는 걸 배아프게 지켜보며 유럽의 찐따, 유럽의 배관공 취급을 받는 안타까운 국가입니다.

개인적으로 폴란드는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이었는데, 코로나로 다 물거품이 됐네요.


어쨋건, 폴란드인의 이름은 어디서 왔을까요?

폴란드인은 독일 바로 옆에 위치하고, 라틴 문자를 조금 변형해 쓰고 있지만, 게르만족이 아닌 서슬라브족의 일원입니다.

따라서 폴란드의 어원 '폴'도 고대 슬라브어에서 왔는데요, 뜻은 '평원'입니다.

즉, 폴란드인은 '평원에 사는 사람들' 이라는 뜻이 됩니다.


실제로 늪과 숲이 많은 서쪽 (현 독일, 폴란드 서부) 알프스 산악지형의 남쪽 (체코/슬로바키아) 그리고 척박한 동쪽 (벨로루시 동부) 입장에서 보기에 폴란드는 농사 잘되는 드넓은 평원으로 보였을 것입니다. 


문제는 평원에 나라를 세웠다는 점은,  번영 시에 나라를 농업생산량으로 펌핑해 주었다는 장점도 있었지만, 국난 시 국토 방어가 힘들어진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되어 18, 19세기부터 세기가 넘도록 폴란드를 지옥같은 고통에 빠트린 주범이 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서기 960년, 폴란드의 본격적인 역사를 시작했던 미에슈코 1세는 참담한 위치선정으로 까이는 인물입니다.

물론 진지하게 까는 건 아니고, 우리가 단군은 위치선정 x같이 했다고 주변국가들을 보며 한탄하는 것과 비슷한 정도입니다.


폴란드는 유럽 국가들 답지않게 97%가 폴란드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는 나치 독일 시절에 폴란드 내부의 유대인이 절멸해 버리고 (아우슈비츠가 폴란드에 지어졌다는 건 유명한 사실이죠)

2차 대전 이후 기존의 서부 영토를 잃으면서 많은 러시아계 사람들이 폴란드 영토에서 나가게 되었으며,

폴란드 정부가 나치에 대한 증오심 때문에 독일계 사람들을 전부 폴란드 영토 밖으로 쫓아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폴란드가 지금은 유럽 2류 국가로 멸시받지만, 그래도 여러 분야에서 영원한 이름을 남긴 인물들을 여럿 배출해 낸 국가입니다.

모든 피아노 애호가들은 쇼팽을 사랑하고, 여성 과학자들에게 퀴리는 선구자입니다.

레반도프스키는 해외 축구 팬들의 유명인사이며, 성 요한 바오로 2세는 오랫동안 가톨릭을 이끈 성인입니다.

 


38. 셰르파


셰르파. 익숙한 단어입니다. 주로 히말라야에 등정하는 이방인들을 인도하는 사람들로 알려져 있는데,

셰르파는 직업이 아니라 민족의 이름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네팔인들이 셰르파라는 직업을 가지게 된다고 생각하는데 틀린 편견입니다.

비슷한 예로 구르카족이 있는데, 이들도 용병직업을 뜻하는 게 아니라, 구르카족이라는 민족이 따로 있습니다.

영국으로 인해 용병으로 유명해 진 것 뿐입니다.


셰르파는 티베트어로 '동쪽에 사는 사람들' 이라는 뜻의 Shar Pa (싸르 빠) 에서 기원한 단어입니다.

네팔이 티베트의 동남부에 위치해 있지만 지금과 달랐던 예전의 지형과 민족 간 세력권 때문인 것으로 추측됩니다.


셰르파인들은 산악인들이 히말라야 산맥의 봉우리들을 등정하게 도와주는 1등공신들입니다.

산악인들의 영원한 친구이며, 적절한 보수에 목숨을 건 등정 가이드가 되어주는 민족이지만, 그렇다고 좋은 대접만 받은 것은 아닙니다.

생계를 위해서 치열하게 서로 경쟁하면서 위험한 일을 도맡아 하며, 구조순위에서도 밀리는 일이 다반사였습니다.

지금은 많은 보호 법률이 지정되어 다행입니다.

전설적인 셰르파로는 지난 시간에 소개되었던 텐징 노르가이가 있습니다.

 


39. 피그미


키 작은 민족으로 유명한 피그미입니다. 사실 피그미족은 초단신 민족의 '총칭'입니다.

가장 유명한 사람들은 중부 아프리카의 피그미인데, 동남아/뉴기니에 거주하는 초단신 민족들도 피그미라고 부릅니다.

당연히 인종차별적인 발언이며, 웬만하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여기에서는 중부 아프리카의 피그미에 대해 말해보겠습니다.


콩고의 음부티, 카메룬의 음벤가, 부룬디/르완다의 트와로 이루어진 이들은, 성인 남성의 평균 신장이 140cm대입니다.

체구가 상대적으로 작인 동양인 중에서도 가장 작은 인도네시아의 성인 남성 평균 키가 158cm 정도인데, 이를 감안하면 정말 키가 작은 것입니다. 때문에 '피그미'가 작다는 뜻 아니야? 라고 추측한다면 정답입니다.


주먹만한 크기 (한국어로 치환하자면 한 뼘) 를 뜻하는 고대 그리스어 피그마이오스 (Pygmaios) 에서 유래된 단어입니다.

따라서 피그미족은 '주먹만한 사람' 이라는 뜻입니다.

여기서 엥? 사하라 이남 민족에게 웬 그리스어 이름? 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에 관한 설명으로는,


i)   사하라 사막이 고대에는 지금보다 훨씬 작았다는 점,

ii)  북아프리카 문명이 상당히 발전되어 있었다는 점,

iii) 이집트와 나일강이라는 훌륭한 아프리카 내륙 탐험 루트가 존재한다는 점,

iv) 결정적으로 피그미족이 고대에는 지금보다 훨씬 넓은 영역에 분포했으리라 추측되는 점


등이 있습니다. 아마 그렇기 때문에 고대 그리스/지중해 지방에서도 아프리카 내륙에 조그만 사람들이 있다더라 라는 이야기가 돌 수 있었습니다.


사실 피그미족은 인류학의 미스터리 중 하나인데,

어째서 아프리카에서 이런 엄청난 신장/체격의 감소가 있을 수 있었느냐는 의문입니다.

아마 아프리카의 열대 질병 때문에 성장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진화를 한 것 아니냐는 것이 지금의 설명입니다.

(피그미족은 사바나 수렵채집민족이 아닌 아프리카 중부 숲의 산림채집민족으로 살아왔습니다. 지금은 물론 농사를 주로 짓습니다)


같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딩카족은 매우 키가 크고 190cm 가 넘는 남성과 180cm에 육박하는 여성들이 수두룩한 걸 보면 키는 유전이며, 영양상태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40. 흉노


고대 시대부터 5호 16국 시절까지 중국의 한족을 지독하게 괴롭혔던 흉노족입니다.

(물론 흉노는 그쪽 유목민족의 총칭처럼 생각하는 거이 편합니다.)


흉노족은 우리에게도 북방 야만인들의 대명사로 인식되는 민족입니다.

북아시아 유목 민족으로 출발하여 한 때는 한고조 유방까지 생포할 뻔했지만, 이후 한나라의 농업생산량이 회복되며 한나라가 강대국이 되자 그가 반비례해 쇠퇴하면서 명맥만 이어가다가, 5호 16국 시절 잠깐 북방의 몇 왕조들을 세운후, 서기 431년 마지막 흉노 국가 북하가 멸망하면서 역사의 무대에서 완전히 퇴장하게 됩니다.


흉노의 어원은 야만적인 북방 유목민족이라는 인식과는 꽤 거리가 있습니다.

하필 '흉하다' 의 흉 자와 발음이 비슷해 어감도 좋지 않지만 흉노라는 단어의 기원은 몽골어의 훈누( ᠬᠣᠨᠨᠣ )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의외로 '사람' 이라는 뜻의 몽골어 훙과 동계입니다. 상고한어로는 '훙나그'라고 불렀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 중국 한족들이 처음 조우한 유목민족 중 하나가 이들이라고 보이며, 이후 흉노와 기타 유목민족들은 胡 라고 지칭되며,

이후 오랑캐/이방민족을 뜻하는 한자로 뜻이 확장됩니다.


*(훈족과 흉노의 관계는 유명한 주제이지만 아직 논쟁 중에 있습니다.)